르봐이예 분만

프레드릭 르봐이예 박사는 1937년 파리 의과대학을 졸업한 프랑스의 유명한 산부인과 의사입니다. 1953년부터 산과학 연구에 전념하기 시작하여 1955년에 이르러서는 1만여 명의 신생아 분만을 돕게 되었습니다. 
그는 신생아를 받는 동안 몇 가지 의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태아에게 분만이란 어떤 의미일까? 분만할 때 태아는 행복한가? 등 태아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먼저 엄마의 자궁 안은 어둡지만 양수라는 좋은 방과 엄마의 방음 장치가 있는 아늑한 공간입니다. 그러한 좋은 방에서 나오니 강렬한 빛과 소리로 불안한 상태에서 산소를 공급받던 탯줄마저 잘리므로 공포와 불안으로 떨게 됩니다.

이 분만법은 탄생의 첫 순간을 아기의 입장에서 생각하여 갓 태어난 아기의 시각, 청각, 촉각, 감정을 존중해 주는 아래와 같은 다섯 가지 수칙에 의해 시행됩니다. 

1. 태아의 시각에 대한 배려

르봐이예 분만은 자연광이 원칙입니다. 일반적으로 자궁 안의 밝기는 어두컴컴한 30룩스(lux)정도인데 반해 분만실의 무형광등은 10만 룩스로 매우 강렬합니다. 갓난아기가 아직은 사물의 형상을 알아보기가 힘들지만 이미 뱃속에서 빛을 자각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강한 불빛이 아기의 연약하고 민감한 시력을 자극하는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어두침침한 자궁 안에서 나온 태아의 시력을 분만실의 강렬한 조명으로부터 보호하고 안정감을 주기 위해 머리가 보이고 위험이 없어지면 야간용 조명만 남기고 아기의 형태만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로 어둡게 해줍니다. 강렬한 빛은 아기를 매우 흥분시키고 취하게 합니다. 그러므로 아주 조심성 있게, 천천히 불빛을 제공 해주는 것입니다. 

2. 태아의 청각에 대한 배려

아기들의 귀는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듣고 있습니다. 아기들은 자궁 속에 있을 때부터 엄마의 몸에서 나는 소리를 듣습니다. 그중 에도 엄마의 강렬한 심장 고동 소리가 리듬을 가지고 있어 이 소리를 마음속에 지니고 태어납니다. 그리고 태어나서 처음 듣게 되는 엄마의 목소리는 아기에게 영원한 인상을 주게 되는 겁니다. 다른 사람이 흉내낼 수 없는 엄마 목소리의 음색, 억양, 기분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것입니다.

분만을 돕기 위해 분만실 안에 있는 의료진은 침묵을 지켜야 하며, 꼭 해야 할 말이 있으면 소근소근 귀엣말로 해서 아기의 첫 순간을 흐트러뜨리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엄마는 손으로 아기를 조용히 감싸며 작은 소리로 “아가야 수고했어, 이젠 겁내지마, 우리 모두 안전해, 여긴 안전한 엄마 품이야” 하면서 속삭여 줍니다.

3. 촉각에 대한 배려

엄마의 규칙적인 심장 박동소리도, 불규칙하게 꼬르륵거리던 장 운동 소리도 들을 수 없는 낯선 세상은 아기를 불안하게 만듭니다. 아기가 태어나는 즉시 산모 배 위에 엎어져 얹습니다. 엄마의 따뜻하고, 부드럽고, 빛나는 살결은 아기에게 최고의 휴식처를 제공하는 겁니다. 이럴때 엄마의 체온만큼 좋은 것은 없을 것입니다.

아기가 자궁 밖을 나오면 일단 엄마 배 위에 올려주거나 가슴에 안아주어 엄마의 체온과 체취를 온몸으로 느끼게 해줍니다. 이때 아기에게 사랑한다고 한 번 더 속삭여주는 것도 좋습니다. 엄마의 따스한 품안에 안겨 익숙한 심장 소리와 부드러운 손길을 느끼게 되면 아기는 어느새 안정을 취하고 편안해질 것입니다.

한편, 갓 태어난 아기를 거꾸로 들고 엉덩이를 때리는 일은 아기의 불안과 공포를 가중시키므로 절대로 해서는 안됩니다.

신생아의 피부는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의 이해력과 민감함을 지니고 있습니다. 엄마가 아기를 촉각으로 발견하는 것이 좋습니다. 눈으로 보기 전에 손으로 느끼는 것입니다. 엄마가 침묵으로 아기에게 말하며 어루만짐으로써 아기를 진정시켜야 합니다. 움직이지 않은 손, 그러나 부드러운 사랑으로 충만된 손을 통하여 엄마는 아기를 달래주고 안심시켜 주는 것입니다.

출산 후 첫 4시간은 모아 애착 형성기로 엄마와의 애착이 형성되는 데 가장 중요한 시간이라고 합니다. 열 달 동안 엄마와 단 1초도 떨어져 본 적이 없던 아기가 갑자기 엄마 품을 떠나게 되었을 때 느끼게 될 불안감을 해소하고, 엄마는 아기에게 젖을 물리면서 아기의 존재를 실제로 느끼고 만지고 이해해주는 시간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에서는 산모가 원할 경우 분만실에서 4시간 동안 아기와 함께 누워 있게 해준다고 합니다.

4. 호흡에 대한 배려

아기는 엄마 자궁에서는 탯줄을 통해 산소를 공급받아 호흡을 대신하게 됩니다. 자궁 밖으로 나온 아기는 폐호흡을 시작하게 됩니다. 탯줄을 자르지 않으면 태아는 처음 출생 시 탯줄을 통한 산소를 공급받고 폐호흡을 함으로써 이중 호흡을 통해 보다 안전한 산소 공급을 받게 되고 서서히 폐호흡에 적응하게 되는 겁니다. 따라서 탯줄의 맥박이 있는 4-5분간 탯줄을 자르지 않고 기다리는 겁니다. 그동안 아기는 엄마의 배 위에서 엄마의 심장 박동소리를 들으며 새로운 세상 속에서의 호흡법으로 적응되어 가는 겁니다.

단, 탯줄을 너무 빨리 자르면 뇌로 가야하는 산소를 빼앗는 결과가 되고 , 너무 늦게 자르면 황달에 걸릴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5. 중력에 대한 배려

아기는 엄마 자궁 속의 양수라는 따뜻함과 부드러움이 있는 곳에서 새처럼 가볍게 유영하며 지내 왔습니다. 세상에 태어나면서 아기가 겪는 또 하나의 공포는 바로 중력입니다. 탯줄을 자르고 나서 체중계나 딱딱한 아기 침대로 보내지 않고 다시 목욕물 속으로 보내 자신의 몸에 가해지는 중력의 부담에 대한 적응을 시키는 겁니다. 간호원의 도움을 받아 아빠가 아기를 받치고 천천히 물 속에 넣고 가만히 놔둡니다. 물 속에 들어간 아기는 눈을 뜨고 손을 움직여 허공을 한번 더듬어 보기도 합니다. 물 속에 놓아두는 시간은 아기가 완전히 느슨해지고 긴장이 사라지는 시점까지입니다. 그리고 나서 아기를 물에서 천천히 건져 올립니다. 이때 아기는 자기 무게를 발견하고 울게 됩니다.

그러면 다시 아기를 천천히 물 속에 천천히 다시 넣는 과정을 반복해줍니다. 이게 바로 아기가 중력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단, 물 속에 오래 있으면 피곤해지고 체온을 뺏기기 쉬우므로 아기를 물 속에 너무 오래 있게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물에서 꺼낸 뒤엔 부드러운 천으로 손발을 자유롭게 하고 몸만 따뜻하게 감싸줍니다.

6. 아기를 위한 르봐이예식 분만 조건 6가지

– 산모가 평소에 즐겨 듣던 음악을 분만실에 틀어 놓습니다.
– 분만실 조명은 최대한 어둡게 합니다. 
– 조용한 환경을 유지합니다. 
– 산모는 분만 직전까지 산통을 움직이면서 이겨냅니다. 
– 아기가 태어나면 잠시나마 탯줄을 자르지 않은 상태에서 엄마 품에 안겨줍니다.
-겸자나 흡입기는 절대 사용을 금합니다. 

르봐이예 분만이란 다시 말해 자궁이라는 조용하고, 평화롭고, 아늑한 공간 속에서 지내온 아기가 분만시 급격히 변하는 세상 환경의 충격으로부터 보호되고 적응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시켜 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분만 법을 시행하기 위해선 의사나 간호사, 산모 가족의 이해와 협조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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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르봐이예 분만은 아기를 중심으로 하는 분만이지만, 더 오랜시간 더 중요한건
       “태교”라고 담당 선생님이 말씀하셨습니다 😉 태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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